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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on+/1) 가족톡

사랑에 관하여, 상대를 계속 헤아리는 마음

by 온택트상담소 2026. 9. 26.

 

부부를 상담하는 일을 하다보니 종종 이런 질문을 나에게 던지곤 했다.
“진정한 사랑은 어떤 모습일까?”

상담실에서 만나는 부부들을 위한 고민이기도 하지만,  나 역시 부부로 살아가고 있으니 나를 위한 질문이기도 했다.

 

그러던 중 흑백 사진 한 장을 만났다. 1952년, 한복을 입은 한국인 여성과 미군 병사가 해맑게 서로를 보며 웃고 있는 사진. 지난해 미국의 한 웹사이트에 올라오며 화제가 된 사진인데, 이번 추석 연휴기간에 '유 퀴즈 온 더 블럭'으로 우연히 부부의 이야기를 들으며 질문의 답을 어느정도 찾을 수 있었다. 

 

 

 

평생에 대한 한 사람의 대답

한국전쟁 중, 박유선 씨는 가족을 찾아 강원도 원주까지 왔지만 가족은 어디에도 없었다. 미군이던 랄프 씨에게 가족을 찾아달라고 부탁했고, 함께 찾아다니던 두 사람은 사랑에 빠졌다. 한국에서 결혼했고, 첫아들 찰리 씨가 태어났다. 휴전 후 랄프 씨가 미국으로 돌아가야 했을 때, 유선 씨의 이민 길은 막혀 있었다. 랄프 씨는 혼자 떠나지 않았다. 2년 동안 한국에 머물며 끝내 함께 갈 방법을 찾아냈다. 

 

그렇게 건너간 미국에서의 삶은 유선 씨에게 쉽지 않았다. 주변에 한국인도 드물었고, 익숙한 음식 한 끼 먹는 것조차 어려웠다. 그런 아내를 위해 랄프 씨는 언어가 벽이 될까 봐 매일 밤 영어를 가르쳤다고 한다. 미역과 고사리를 직접 채집해 오고, 한국에 갈 일이 생기면 한국 식재료를 손수 구해 왔다. 아내의 가족을 찾기 위해서 해마다 국제기구에 편지를 보냈고, 40년 만에 큰오빠의 답장을 받아 북한에 살고 있던 형제들을 만날 수 있었다고 한다.

 

랄프 씨의 사랑은 말보다 먼저, 아내의 불편을 알아채고 덜어주려는 손길로 드러났다.

‘이 사람은 지금 무엇이 힘들까, 무엇이 있으면 조금 더 편안할까.’

 

 

2004년, 세상을 떠나기 며칠 전 유선 씨는 남편에게 음성 메시지를 남겼다.  그리고 넉 달 뒤에 랄프 씨도 아내의 뒤를 따랐다. 찰리 씨는 어머니가 떠난 뒤 아버지가 더는 살아갈 의미를 찾지 못하셨던 것 같다고 했다. 그래서 부모님의 삶을 한 편의 러브 스토리로 기억한다고 했다. 

내 평생, 당신은 날 위해 줬습니다. 당신이 날 위해준 걸 절대 잊지 않을게요.당신이 참 좋고, 정말 많이 사랑해요.
— 박유선 씨의 마지막 음성 메시지 중에서

 

 

상대의 안녕과 행복을 진심으로 염려하는 것

 

방송 말미에 부부의 아들 찰리 씨는 이런 말을 건넸다.

사랑이란 상대의 안녕과 행복을 진심으로 염려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늙은이로서 말하자면, 이 사람이 나를 행복하게 해줄 것 같다면 그것으로 결혼하지 말길. 내가 상대의 파트너가 되고 싶다는 마음으로 결혼하기 바랍니다

 

우리는 흔히 ‘이 사람과 함께라면 내가 행복할까’를 묻는다. 너무나 자연스러운 질문이다. 하지만 그 질문만으로 관계를 이어가다 보면, 기대가 채워지지 않을 때 실망과 서운함이 쌓이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내가 행복해지기 위해 상대를 곁에 두는 것이 아니라, 상대가 온전히 편안하고 행복하기를 바라는 마음. 그것이 사랑의 가장 성숙한 모습이 아닐까.



사랑은 날마다 연습하며 자란다

 

마음챙김 자애 명상에서도 비슷한 이야기를 한다. 나와 타인이 건강하고, 편안하고, 행복하기를 온 마음으로 바라는 연습.

그것이 진정한 사랑과 연민의 출발점이라고.

사랑은 타고나는 것이라기보다, 상대의 안녕을 바라는 마음을 날마다 연습하며 자라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얼마 전 본 글귀에서 ‘사랑’이라는 단어를 이렇게 풀어놓았다.

 

 

思 量

생각 사(思) · 헤아릴 량(量)

진짜 사랑은 설레는 감정이 아니라,
상대를 계속 헤아리는 마음이더라.

 

 

 

미역을 따러 다니고, 매일 밤 영어를 가르치고, 40년 동안 편지를 쓰던 랄프 씨의 사랑도 결국 아내를 계속 헤아리는 마음이 아니었을까. 이 글귀를 보며 나의 사랑도 돌아보게 된다. 

 

 

 

 

 

오늘 배우자를 떠올리며 이렇게 물어보면 어떨까요?
'이 사람의 하루가 조금 더 편안해지려면,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일 하나는 무엇일까?'
누군가의 안녕을 진심으로 염려하고 있다면, 당신은 이미 가장 깊은 사랑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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