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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on+/나봄 소개

[나:봄] 나봄의 시작

by 온택트상담소 2022. 5.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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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하지 않아. 나를 좀 봐줘”

부제: 나는 나와의 거리를 좁히기로 했다.

 

 

 

 

 3년 전 언젠가 다른 상담사에게 이런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왜 그렇게까지 애쓰며 사시는 것 같으세요?” 이 질문을 받고 한참을 울었던 것 같다. 나도 모르게 터져버린 울음으로 인해 당황스럽고 혼란스러운 감정이 한동안 지속되었다. 지금 떠올려보면, 그 당시 난 내 목소리를 들었던 것 같다.

 

“행복하지 않아. 나를 좀 봐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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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그 때 당시 나는 많은 이유들로 정말 도망치고 싶을 때였다. 회사, 집 말고도 감당해야 할 관계와 일들이 쌓여가면서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는 무기력이 나를 지배하고 있었다. 무기력의 감정은 그 어떤 감정들보다 가장 불편한 감정이었고, 나를 몰아세워 억지로 일으켜세웠다. “지금 쉬는 건 나약하고 무책임한거야. 얼른 해야지”

 

 

나는  지극히 타인에게는 관대하고, 나에게는 엄격한 유형의 인간이었다. 똑같은 상황에서 나는 다른 사람들에게는 잠시 쉬어가도 괜찮다며 한없이 온정을 베풀었겠지만, 나에게는 냉대에 가까운 외면을 이어가다보니 멍든 내 마음이 이내 시위를 시작한 것이다. 그야말로 꾹 참아왔던 여러 감정들이 훅 터지는 순간들이었다.

 

 

 그리고 이날 다시 나에게 질문을 던졌다. “이대로 도망치면 정말 안되는 것인가?” 그 답엔 주변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다는 무거운 마음을 마주했다. 다른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지에만 온통 쏠려있을 뿐, 그 안에 나는 없었다. 떠올려보면 도망치고 싶을 순간들이 올 때마다 나는 내 감정을 직접 대면하지 않고 엉뚱하게도 다른 사람들에게서 답을 찾으려고 했다. “너라면 어떻게 할 것 같아?”, 그러나 그곳엔 정말 쉬어야 하는 시점인가 에 대한 해답이 있을리 없었다.

 

 

 소진된 내담자들을 상담하면서 종종 내가 하는 질문을 나에게 해봤다. "내 자신과의 관계는 몇 점인가요?" 나에게 적용시켜보니. 나는 10점 척도에 3점 정도는 될까. 나는 나에게 있어서만큼은 왜 이렇게 완벽을 추구하는 것일까. 나는 왜 내편이 되어주지 못할까. 내가 숨통 쉴 곳을 어떻게 줘야할까. 그때부터 나를 바라보고 돌보는 나(돌)봄의 여정이 시작되었다.

 

 

 하지만 너무 멀어져버린 나와의 거리를 좁히는 일은 쉽지 않았다. 나를 외면했던 역사의 시간이 길었던 터라 내안의 채근의 목소리는 무의식적으로 들린다. 그럴 때면 왜 생각처럼 잘 되질 않나 또 채근을 하게 되지만, 대인관계에서도 친해지는데는 많은 시간이 필요한데 나와도 시간이 필요하겠지 싶어 더디지만 꼭 필요한 이 과정들을 편하게 바라보기로 했다. 지금 내 힘으로 할수 없는 부분들에 대한 한계를 인정하니 마음이 편해졌다.

 

 

 많은 사람들이 충분히 열심히 살아가고 잘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나는 아직도 부족하다. 좀 더 노력해야한다' 고 채찍질하곤 한다. 이러한 채워지지 않는 결핍을 채우기 위해 에너지를 무한히 쏟고는 정작 에너지를 써야 할 때는 이미 손쓸 수 없이 무너져내려있다. 나를 괴롭히는 이러한 생각에서 이젠 잠시 숨을 돌려 멈추고, 내 몸과 마음을 돌볼 때이다

 

 

 잘 먹고, 잘자고, 잘 쉬는 것은 기본이며. 수시로 내 자신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무엇을 원하는지 관심을 갖고 물어봐주어야 한다. 이 과정을 통해서 내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에 대해 알게 되면서 내 마음이 편해질 수 있는 최선의 지점들을 찾아나가게 되는 것이다. 생각보다 일상에서 내 자신을 위해 해줄 수 있는 것은 많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나와 내담자들에게 내편이 되어주길 이야기한다

“나에게 너그러워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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